▒ 날씨가 잔뜩 흐린 날이었습니다. 마실을 다녀오신 어머니께서 친구분이 주셨다면서 금방 캔 햇감자를 검은 봉지에 가득히 가지고 오셨습니다. 마침 출출하던 터라 서둘러 감자 껍질을 벗기고 삶을 준비를 했습니다. 감자는 탄수화물이 풍부해 밥 대신 식사 대용으로 먹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또한 '대지의 사과'라 불릴 만큼 비타민 B1, B2 그리고 비타민 C가 풍부합니다. 자, 그럼 땅속에서 금방 세상 빛을 본 햇감자를 삶아 볼까요?
뚝배기보다 감자맛? 껍질을 벗긴 감자를 뚝배기에 담아 삶기로 했습니다. 옛스러운 분위기가 그 맛을 한층 더 돋궈줄거 같아서였습니다. 여기서 잠깐! '뚝배기보다 장맛'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 의미가 뭘까요? 웬! 삼천포? 뚝배기는 우리나라 고유의 질그릇입니다. 찌개나 설렁탕 따위를 끓일 때 많이 사용하는 오지그릇(붉은 진흙으로 만들어 볕에 말리거나 약간 구운 다음 오잿물을 입히어 다시 구운 질그릇)이죠. 그 모양과 색깔이 볼품이 없어 보이지만, 뚝배기에 장을 끓이면 옹골지고 깊은 맛이 우러나옵니다. 이에 '뚝배기보다 장맛'이란 겉모습으로 사물을 판단하지 말고 실속을 보라는 의미입니다.
6월임에도 집에서는 연탄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스값이 많이 올라 상대적으로 값이 싼 연탄을 여러가지 용도로 활용하고 있죠. 감자가 가득한 뚝배기에 물을 충분이 붓고, 소금과 참기름을 감자 위에 한 수저 정도 뿌리고 삶았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고 감자 익어가는 냄새가 너무 좋았습니다. 햇감자라 꽃봉오리가 살짝 벌어지듯 고운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보기만 해도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혀 끝에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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